여름휴가 : 중청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으로...
설악산을 올라, 중청대피소를 지날 때면 늘 느끼는 게 있는데요. 수려한 기암괴석, 경탄스런 능선, 계곡을 꽉 채우는 우뢰 같은 폭포수… 이미 한참 발 밑에 있는 모습들인데, 숨을 헐떡이며, 중청에 다다를 때 쯤이면, 흠…여긴…그냥 높은 평지이잖아? 내 심장박동수 RPM을 재촉하던… 내 두다리의 對경사면 torque를 시험하던… 가파른 비탈길들이…과연 이 산 밑, 어딘엔가 있긴 있었던 것인가?...하고 그냥 피식 웃는 거죠. 높고 맑은 하늘, 하얀 구름… 아니면, 능선-준봉 밑에 차~악~ 가라앉은 운해… 뭐, 이런 것을 기대한 마음 없지 않았는데요… 거룩한 설악산 입장에서 본 다면… ‘허허어~…미물아~… 그런, 호사를 네 마음대로 누리려 하느뇨?’ 하실 것 아녜요? 흐린 날씨 때문에…사진 색감이 별로 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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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크리' 가 주고 간 것...
태풍 ‘나크리’의 북상으로 인해, 집중호우가 쏟아진 남부지방, 제주도지방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가 본데요. 피해가 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좀 쎈 바람으로 열기로 누적된 공기층을 어디론가 좀 몰아내주고, 달궈진 대지를 식혀줄 냉각수를 가끔씩 뿌려주는 정도의 센스만 발휘하고 사라져 줬으면 좋았을 텐데… 좀 고분고분한 태풍은 아닌 편 같습니다. 태풍이 근접하면서, 한반도 주변의 공기를 한번 크게 휘저어 준 탓인지… 지난 2~3일간… 그간 좀 처럼 보기 힘들었던… 맑고 강한 자연광, 파란 하늘, 뻥 뚤린 시계 (視界), 기묘한 하얀 구름, 진홍빛 노을의 향연이 나타났습니다. 풍경사진을 즐거움으로 삼는 카메라맨들에겐, 아마도 신나는 주말이지 않았을까? 싶었는데요. 물론 저 역시도… 여튼, 사진이 그저 취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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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마 진샤 (大山 の 神社) 아주머니
@ 아내와의 동경 밀회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오야마 (大山)는 가나가와 겐 (神奈川県) 내에서도 제법 높은 산이다. 해발 1260여 미터?...이세하라 (伊勢原) 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의 종점이 이 산의 어귀인데, 상가 골목을 뒤로하고 40여분간 돌계단과 등성이를 올라가면, 규모가 제법 큰 神社가 있다. 케이블카가 이곳까지 설치되어 있지만, 난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날 날씨가 그리 좋지 못했다. 산 아래는 비가 오는데, 신사가 있는 고도는 진눈깨비 (정확히 말하자면, 비가 더 많은 진눈깨비) 가 흩날리고 있었다. 내 복장상태를 한번 훑어보자. 상의는 가죽점퍼, 검은 면바지, 나이키 농구화, 그냥 둘러메는 가방, 오른손에는 우산~~… 씩씩하게 정상쪽으로 향하는 산길로 접어들 무렵, 근처 집문이 스르륵 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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