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쨍하고 드는 날이면,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은 으레 엉덩이가 들썩이게 마련일 거 같은데요. 햇빛이 쨍하고 뜨는 날이라고 해서, - 빛이 환하니까, 나머지는 뭐, 찰칵찰칵 누르면, 웬만한 사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 좋은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이런 환경일수록 ‘측광’과 ‘노출’이 생각보다,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서요. 흠…지금이 4월초 이니까,… 대략 아침 열 시 이후, 해가 중천으로 오르기 시작하는 시간이 되면, 내리쬐는 환한 빛은 -저 같은 ‘풋내기 사진애호가’ 에겐 – 콘트롤하기 어려운 대상이 됩니다.
그림자와 햇빛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진 사진을 얻기가 힘들다는 뜻인데요. 환한 대낮에 조리개가 낮은 렌즈로, 멋있는 아웃포커스 인물 사진을 찍어보려 할 경우, 그야 말로 감당이 안되는 화이트홀이 여기저기 뻥뻥 뚤려버린 사진이 나오기 일쑤이고, 세세한 디테일 라인들은, 깜깜한 그림자 암부 속에 숨어버리는 게 거의 대부분입니다. – 아! 제 경우에 말이에요. 경험이 풍부한 사진 고수님들은, 이런 와중에도, 최선의 측광 포인트를 찾아내서 적절 노출 스탑 (그 양반들은, 평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여러 광도 세기에 맞는 노출값을 이미 머리 속에 다 세팅해 놓고 있을 테지만요.) 을 지정하고 암부에 있는 디테일이 살아날 정도까지 콘트래스트를 최대한 억제시킨 수준으로 RAW file로 사진을 찍은 다음, 후보정 예술로 거뜬히 Art를 만들어 낼 테지만요.
한낮에 인물사진을 찍는 사람들 중에 스트로브 (Flash 발광장치) 를 펑펑 떠뜨리는 분들도 있는데, 그림자에 의하여 숨어버린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지난 주말,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 갔을 때, 한낮 오후 두시 쯤, 위와 같은 상황이었는데요. 한컷 찰깍찍고 확인해 보면 깜깜해져 버린 마누라 얼굴, 또 한컷 찰칵 찍고 나면, 이번엔 너무 밝아져 버린 마누라 얼굴, 이번엔 좀 쓸만한 측광이다 싶어서 찰칵했더니 핀이 안 맞은 얼굴, 아예 노출을 -1.0 stop으로 줄였더니 좀 컴컴해져 버린 피사체 주위...
뭐, 대충 그런 양상으로 좌충우돌 했습니다. 저 멀리 떨어진, 초록이 살아있는 풀밭이나 잔디, 그리고 우거진 청록의 나무숲을 배경으로, 머리에 몸 주변에 빛이 내리쬐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요. 이제, 4월… 초록색, 그리고 그늘이 좋은 배경을 제공해 줄 시즌이 시작되려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설레이기도 하네요. 뭐, 그만큼 빛의 세기도 더 강해 질테니, - 비록 스트로브는 없지만 ; 역광 상황을 제외하곤 – EV를 1/3 stop씩 아래로 내려가면서 적절한 측광포인트를 찾는 연습을 조금씩 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풋내기 좌충우돌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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