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에서…)
지난 토요일 연안부두 근처를 산책하고 있었어요.
여객선 터미널근처에는 꽤 큰 공터가 있고… 바로 앞 부두에는 팔미섬이나…뭐, 이름조차 생소한…인천 연안의 이러저러한 작은 섬들로 떠나는 낚시 배들… 연락선들…그리고 요트들이 가득 접안되어 있었습니다. 얼굴에 바람을 맞으며…머리칼도..다 흩어져 버린채…슬슬 산책 했죠.
사람 구경…바다 구경…갈매기구경…
광장엔,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처음엔 그냥, 흘러간 락/포크 발라드들인가?...그랬는데…
가만히 듣다 보니, 김현식, 류재하, 김광석…
흘러나오는 노래 레퍼토리가 그렇더라구요.
공교롭게도…
80년대말, 90년대 초…한창 전성기에 허망하게 요절해 버린…천재 대중뮤지션들이잖아요…
카메라 전원을 끄고, 렌즈 캡을 닫고…그냥 광장을 터벅터벅 걸으면서…몇 곡을 따라 불렀어요. 그 형님들 한창 때, 생각도 좀 났구요.
요새, 어린 가수들이 TV 경연프로그램이나…아니면, 리바이벌 곡으로…그들의 노래를 부르곤 할 때… 흠… ‘저 어린 애들이, 정말 저 노래를 제대로 알고나 부르는 것일까? 화려한 프레이즈를 곁들여, 멋진 편곡에…첨단무대 조명에… 율동까지…아주 잘 부르긴 하는데, 그저 ‘그 때의’ soul은 없고, ‘소리’만 빌어 온 것일 뿐이라고…내심… 평가절하 하곤 했어요.
흠…
저 또한 … 한 세대 윗 가수들인 배호의 ’안개낀 장충단 공원’ 을 흥얼거리고…
김정호의 ‘작은새’를 나름 구슬프게 불러 제낄 때가 있습니다.
근데…
임재범이 남진의 ‘빈잔’ 을 부르는 것을 바라보면서는.…’흠, 와아~…대단하네…’ 하면서…
아이유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를 부르는 것에 대해선…냉소적인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유재하, 김현식, 김광석의 노래를 …
저나 제 세대만이 제대로 노래 ‘맛’을 알고 부를 줄 안다고…. 속좁게시리…괜한 ‘꼰대’를 부렸던 것 같아요. 젊은 가수들이…옛 노래를 부를 때에도 좀 너그러운 마음가짐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네요.
제가 배호나 김정호의 노래를 즐기듯…
젊은 친구들도…유재하, 김현식, 김광석을…즐길 수 있는 것은…너무 당연한 것일텐데 말이죠…
여튼, 그들이 그립군요.
모두, 요절하여 전설이 되어버린…천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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