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기온도 영하 13도,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던 지난 토요일 (1월 30일) 인천 용유도 선녀바위 해변.
카메라가 바닷물에 빠지다....
過猶不及....
과함보단, 모자람이 차라리 낫다는 말이다.
지난 주말, 내 처지가 '과유불급' 에 해당되는 딱한 그 모양새 였다.
세찬 칼바람이 몰아치는 해변에 삼각대를 세우고 장노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변 배경에 사람이 없어서 아쉽던 차에, 10초 타이머를 걸고, 내 스스로 적당한 피사체가 되기 위하여, 앞으로 뛰어 적당한 위치에 섰다.
잠시 후, 내 눈 앞에서 믿기지 않는 장면이 벌어졌다.
바위 위에 세워놓은 삼각대 - 나름 튼튼한 맨프로토 Manfrotto - 가 순간 강풍에 기우뚱하더니, 바닷물에 풍덩 ....
그 순간은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벌어진 현실이었다.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했으니, 스스로 자초한 참사이다.
바닷물에서 카메라 (Canon EOS 6D body, EF16-35mm II f2.8 렌즈) 를 금방 꺼내어 급한 대로 물기를 닦아내고 배터리를 분리해 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캐논 A/S 센터는 토요일 오후 1시에 문을 닫으니...꼼짝없이...월요일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고... 월요일 퇴근하자마자 제일 가까운 수리센터인 주안 CANON A/S 센터로 달려갔다.
바닷물 침수로 인한 내부 부식상태는 심각했고, 거의 모든 내부 부품을 교체해야 했다. 유일한 위안거리라면 CMOS 센서를 건졌다는 것....그리고, RED급 회원이라서 수리비용 30% 쿠폰을 한장 가지고 있었다는 것.
EOS 6D 바디 내부 부품 교체 비용이 약 90만원, 렌즈 모터 교체 비용 20만원....
30% 할인 쿠폰을 쓰더라도 80만원의 비용은 어쩔 수 없다.
가슴이 쓰리는, 비싼 수업료 였다. 과유불급...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카메라 삼각대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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