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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위한 글

건망증에 대한 두려움


 <강화도 전등사 처마끝에 걸린 햇빛. 저녁무렵...>


핸드폰이 주머니에 없다. 

등산하면서 땀을 닦던 손수건이 하산하고 나서 찾아보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배낭안에 갈아입으려고 넣어 두었던 티셔츠가 보이지 않는다.
의심의 여지 없이 차안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선글라스가 없다.
무엇을 가지러 안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차 확인 체크하려는데, 내 차 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버스안에 우산을 두고 내렸다. 올 들어 세번째 우산 분실이다.
보고서 작성 중, 어떤 source가 떠 올랐다. PC 폴더를 뒤지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가족과 쇠고기를 먹으러 갔다. 뭐 드시겠습니까? 라는 말에...'차돌박이' 라는 말이 떠 오르지 않았다.
부하 직원을 회사 복도에서 만났다. 그런데,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왼손에는 국자, 오른손에는 양말이 들려있다. 이게 뭐지?
욕실안에 있는 치약이 다 되어가서, 탕비실로 새것을 찾으러 갔다. 

욕실로 돌아온 내 손에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들려있다.

점점 두렵다.
내 머리속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
아~...
이건 아닌데...

한번에 하나의 생각을...
여러개의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되면, 애초의 생각을 놓쳐 버리곤 한다.
조급함을 버리고...
양손에 동시에 뭔가를 잡지 말고...
한꺼번에 많은 것을 처리하려 하지 말고...


<설악산 장수대에서 대승령 오르는 길에, 한계령쪽에 쏟아지는 아침 빛내림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