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바람의 언덕에서, 아내와 큰 아들>
지난주, 현충일까지 낀 주말연휴기간 동안...
저는 거제도에 있었습니다.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고3인 큰아들까지 좀 마음먹고 4인 가족이 움직인 거죠.
해금강도 가고, 바람의 언덕도 가고, 여차 몽돌해변도 가고, 거제 홈플러스도 휩쓸고...구불구불 거제도 해안도로...예상외로 꽤 험악한 산악도로 드라이브...
사진도 많이 찍고, 펜션에서 바베큐 파티도 하고...
그리고 그것 말고 거제도에 갔던 이유는 하나 더 있었습니다.
대학 친구들을 만나러 ...였죠.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 한명까지 더하여, 네명의 학과 친구들이요. 저까지 포함하면, 다섯이죠?
그 친구는 지난 달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49제는 아직 며칠이 남았지만, 그 날엔 제가 거제도에 올 수가 없었어요.
한달 전에...장례치를때에 이어...
다시 거제도에...온 건데...
인천에서 거제도 오는 길이 아주 멀죠. 그래서, 미루고 미뤘습니다. 거의 20여년간을요..
그런데, 한달동안 두번이나 이곳에 온 거에요.
그 친구가 살아있을 때엔...미루고 미뤘던 길인데...
이렇게 그냥 딱 마음먹고 운전대 잡으면...못 올길도 아닌데 말이에요.
많이 아쉽죠. 후회도 되고...
또 한명의 친구는 거가대교가 바라 보이는 바닷가에서 있는 카페의 주인장인데요.
그곳에서, 남은 네명이 모여서...늦은밤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아~
우리들이 대학문을 나와서 사회생활에 발을 내 디딘지가 올해로 20년째가 되는 거에요. 우리들이 풋내기 대학신입생으로서 만난 것은 1988년이니, 친구의 인연은 26년째이구요.
숙소로 돌아오는 밤길에...뭔가 자꾸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20년? 30년? 우리들에게 남아있는 시간에 대한 초조함 때문인지...지나간 20여년에 대한 아쉬움인지...
뭐, 두개의 감회가 섞인것인지...
다음날, 그 친구의 유골이 안치된 거제 추모공원에 들렀습니다.
좁은 칸막이 안에 머쓱하게 웃고 있는 그 녀석 얼굴보고, 고개 한번 푹 숙이고...
그 사진을 바라보며 한마디 던졌습니다. "야, 여기 이렇게 있으니 좋으냐?"
좀 앞당겨진 49제를 치루고...
다시 인천으로 차를 몰았죠.
나를 환대해 준, 거제도에 터잡은 학과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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