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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위한 글

월미도 재즈 카페에서의 단상 (短想)

 

 

오늘 잔업 좀 하려구요. 회사식당으로 저녁먹으러 가기 전에, 낙서하듯…몇자를 끄적일라구요.

월미도에 가면, Verve라고 하는 커피샵이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꽤 오랜만에 들렀는데, 인테리어가 좀 바뀌어 있었습니다. 바닷가를 마주한 창가쪽의 넓어진 시야감, 깔끔해진 인테리어, 테이블/탁자 레이아웃 변경등등...전에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던 분위기와는 좀 달라진 것이죠. 아, 이곳은 JAZZ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죠. Verve ‘버브’ 라는 JAZZ 레코딩 레이블을 통해서, 1950년대 ~ 1960년대의 명반들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Miles Davis, Billie Holiday, John Coltrane, Lester Young, Charlie Parker, Chet Baker, Duke Ellington 같은 재즈의 거장들이 이 레코드사와 계약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Columbia사가 당시, 재즈 레코드 레이블로서는 메이저 회사였던 것으로 아는데, 버브는 그에 비하면 좀 규모는 작았지만, - 보통 규모가 작은 레코드 회사인 경우엔, 상업적인 면 보다는 작품성에 어필하는 경우가 많죠. – 나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거의 20여년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월미도 산책을 하다가, 이곳을 알게 된 후, 가끔씩 들렀었죠. 1950년대 말, Verve사 시절의 빌리 할리데이의 목소리는 마약과 질병에 절어 이미 망가져 있었고, -30년대 40년대 그녀의 싱그러운 Swing 리듬-목소리만을 기억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Verve 시절의 그녀를 의식해서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고들 해요 – 청량했던 목소리는, 숨막힐 듯 한 ‘회색’ 소리가 되어버렸죠. ‘I’m A Fool To Want You’ 를 이곳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Verve 사에서 나온 노래이죠.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후, 빌리 할리데이는 ‘기구한’ 삶을 마쳤습니다. 이런 스토리는 JAZZ 앨범을 사 모으던 시기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빌리 할리데이 팬들은 어떤 의견일지 모르겠는데, 내 경우엔, Verve = 빌리데이의 말년 이란 등식이 머리에 새겨져 버린 것 같습니다. 이 커피샵 이름은 당근 그 레코드사에서 따 온 것이구요. 상표권 안걸리나...모르겠습니다. 똑같은 레이블을 쓰고 있는데.

지난, 주말은 낮 시간에 방문한 것도 좀 거시기 했고, 주인이 더 이상 - (아!! 그 전의 주인 얼굴이 생각이 안나요. 지난 주말의 주인이 그 전의 주인이었는지, 머리스타일이 바뀐 것인지, 훤한 낮이라서 못 알아 본 건지…) – 올드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올리지도 않구요. 그냥, 인터넷 라디오 – 어느 미국의 local 인터넷 jazz 방송 같던데요 – 를 틀어주더라구요. 구석 선반에는 아직도 레코드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긴 한데, 주인이 바쁜 때문인지, … 그냥 ’인터넷 라디오’나 들으시오 !!...하는 취지인지,  …아니면, 누군가 신청곡을 부탁하면, 여전히 친절히 턴테이블 위에 레코드를 올려주실 여유가 있는 분인지…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용기내서, 한곡 신청할 걸 그랬습니다. 쩝. 아메리카노 한잔, 카페라떼 한잔…두잔 시켰는데…너무 소심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