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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위한 글

사진으로 남긴,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 기록

한 동안 미루어 두었던 일이었다. 공룡능선...

난 나이를 먹었지만, 그곳은 그대로 일테지...그렇게 생각하며, 꽤 긴 시간을 보내왔다.

여름 휴가 첫날, 토요일 새벽 3시 오색을 통과하면서, 미루왔던 과제 결행(?)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설악산을 오를 때, 대청봉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고 오로지 대청봉을 향해 에너지를 쏟아부은 다음...중청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아니면 바로 오색으로 하산하는 경우도 있을 터이고)... 백담사방향이나, 천불동 방향으로 하산하게 될 텐데...

 

하지만, 공룡능선 주파를 목표로 하는 산행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특히 오색쪽에서 출발하는 경우...대청봉은 단지 첫번째 경유지에 불과하므로, 오색쪽의 가파른 경사면에서부터 체력을 안배하면서 자신에 맞는 산행속도를 미리 유지해 놓는 것이 좋다. 희운각 대피소에 도달했을 때, 다리의 상태나 체력에 무리가 좀 있겠다 싶으면, 공룡능선에 진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공룡능선에 일단 진입하면, 마등령까지 4시간 가량 (중급이상의 등산경험자에 해당되는 시간임) 빼도박도 못하고 전진할 수 밖에 없는데, 피로와 (다리) 통증이 누적된 상태로는 상당히 힘든 (어쩌면 위험한) 산행이 될 수 있으니까.

 

이번 산행의 주요지점을 통과한 시각을 체크해 놨다.

 

남설악 오색입구 통과(03:00) --> 대청봉 (05:10) 도착 & 휴식--> 희운각 (06:35) 도착 & 휴식 & 아침식사(육포, 빵) --> 공룡능선 입구 무너미고개 통과 (07:05) --> 신선대 (07:30) --> 범봉아래 (08:40) --> 1275봉 (09:20) --> 나한봉 (10:20) --> 마등령 도착 & 휴식 (11:10) --> 비선대 도착 & 산행 완료(12:50)

 

마등령쪽 기준으로 공룡능선으로 부터의 하산길은 두가지 코스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 마등령 삼거리에서 오세암~영시암~백담사 코스로 내려가는 것이다. 대략 7.5km 코스. 또 하나는 마등령을 찍고 비선대 방향으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대략 3.5km 코스.

오색쪽에 자가용을 주차해 놓은 경우라면, 비선대 방향으로 하산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오색으로 되돌아 가기가 수월하다. 설악동 관광지 입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해맞이공원 (이곳 동네이름이 '물치') 에서 하차한 후 (시내버스는 속초방향으로 감) 횡단보도를 건너면 양양을 경유하여 오색 ~ 한계령 ~ 인제로 가는 '금강여객' 버스를 탈 수 있다.

백담사 방향으로 하산한 경우, 용대리에서 인제읍내쪽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나가서 양양쪽으로 넘어오는 (역시 금강여객) 이용하고, 오색에서 하차하면 됨.

 

마등령 삼거리 쯤에 도착했을 때, 다리쪽에 통증이 심하고 체력소모가 심하다면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오세암~백담사쪽 하산을 권함. 마등령~비선대쪽은 중간중간 경사로가 급하고 나름 험해서 이미 피로가 누적된 무릎이나 발에 가해지는 통증이 꽤 심할 수도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제대로 만끽한 이번 공룡능선 산행의 기록을 몇장의 사진을 곁들여 대신한다...

 

<공룡능선의 입구. 천불동 계곡쪽이 구름으로 가득 찼다. 16mm>

 

<아이폰 사진도 나름 좋은걸?>

 

<공룡능선의 첫 봉우리 신선대에 올랐다. 마등령까지 저 날카로운 준봉들을 넘고 또 넘어야 한다. 천불동 계곡쪽에 가득 들어찬 아침 구름이 공룡능선 자락 절반을 숨겨버렸다. 저 멀리 범봉이 구름속에 숨어들기 직전이다 : 35mm> 

 

<1275봉에 도착하기 까지 카메라를 꺼내기엔 무리였다. 후두둑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저멀리 천둥소리도 이따금씩 들렸고...1275봉 산마루에 오르면 마치 두개의 거대한 기둥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듯한 기세를 느낄 수 있는데, 그 사이로 천불동쪽 모습이 구름에 가리워져 있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것 같아서 조심스레 카메라를 꺼냈는데 이 사진을 찍고난 직후, 다시 비가 세차게 내리치며 근처 어디에선가 번쩍하더니 큰 천둥소리가 들렸다 : 16mm>

 

<1275봉을 넘어 나한봉 쪽 내리막길에 잠시 쉬는 중, 雲霧가 아닌 雲舞를 바라 보다. 넋을 놓고...: 16mm>

 

<나한봉쪽 오르막에 올라 1275봉쪽을 뒤돌아보다. 운무가 큰새봉 봉우리를 삼켜버리기 직전. 저 멀리 서북능선이 보인다. 16mm> 

 

 

 

<나한봉 바로 아래에서 바라 본, 마등령 그리고 세존봉. 그리고 동해바다위 운해. 16mm>  

 

<우뚝 솟은 세존봉. 그 넘어 저멀리 울산바위가 완전히 운해 속에 숨어 버렸다. at 마등령 삼거리 근처. 5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