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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위한 글

기억력 감퇴가 가져 온 증상 - 16mm

양 손에 이미 무언가가 들려 있는 상태에서 말썽이 터진다.

우유를 엎지른다든가, 접시를 깬다든가, 쓰레기통을 넘어뜨린다던가, 커피잔을 놓친다던가

뭐가 그리 조급한지, 방안을 왔다갔다 하다보면, 영락없이 두 손은 무언가를 들고 있다. 신문과 핸드폰, 책과 커피잔, 양말과 수건, … 두 손을 잠시 쳐다본다. ‘이러지 말자고, 했잖어…… 뭐가 그리 급해….’

두 손에 들려있는 물건들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 잠시 의도적인 호흡 고르기

느긋해 지자

기억력이 감퇴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무언가 머리속에 스윽 들어왔다가, 행동으로 옮기기도 전에…, 스르륵 사라져 버린다. 어떨 때엔, 머리를 감싸고 도대체 그게 뭐였지?’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단절 斷絶의 벽에서 스스로에게 짜증어떨 때엔 분노의 지경까지 쏟아내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러한 반복이…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라는 강박 强迫을 강요하고, ‘한번에 하나씩 느긋함을 눌러버리고그래서, 양손은 동시에 무언가를 쥐고 있는 것이다.

머리속도 바쁘다. 처리순서를 기다리는 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사장님께 결재를 받고자 복도까지 주욱 늘어서 있는 사람들 처럼

가끔 불쑥 오른 어떤 생각 때문에, 줄서서 기다리던 결재순서는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기 일쑤이고

완벽주의자 병증 病症 아닌가 싶다. 이제 포기할 알아야지 그렇게, 잡다한 것들까지죄다 끌고 가려하나? 47세의 나이나날이 감퇴하는 뇌기능도 생각 보라구. 쯔쯔

<낙산 비치호텔 근처, 오후 산책 중...>